청백리 정승 고불 맹사성의 아산 맹씨 행단
2년 동안 천안에 있었기에 아산지역도 그다지
낯선 곳은 아니지만, 오늘은 古拂 맹사성의 맹씨행단을
둘러봅니다. 맹사성하면 청백리 정승으로 소를 타고 퉁소를
부는 이미지가 떠오르는군요.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어서 행단이라 부른 것으로 추정하나,
공부하던 자리의 의미인 행단이 된 것으로도 추정된다고 합니다.
맹씨행단(孟氏杏亶)은 사적 제109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중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삐그덕~ 빵긋이 대문이 열린 가운데로 안을 들여다 보니 금방 이라도
누군가 버선발로 뛰어 나올것만 같고...
맹사성이 살던 온양의 고택은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민가로 조선 전기 민가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살던 집으로 친분이 두터웠던 맹유(맹사성 할아버지)에게 물려
주면서 신창 맹씨 가문이 세대를 잇게 되고, 맹유는 두문동 72인 중 한 사람이며 아들 맹희도가
이곳에 와 살면서 후손들에 의해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으며. 고불은 개성에서 태어나 10세 때
이곳으로 이사왔으며 최영의 손녀와 혼인했으며, 현재는 21대손 맹건식씨가 살고 있습니다.
고택의 본채는 가운데 두 칸의 대청을 두고 좌우로 세 칸씩 온돌방을 배치했으며 반 칸
크기의 퇴칸을 앞으로 낸 'H'자형이다. 1970년 중수 때 초창기의 것이 아니라고 해서 건물
앞쪽에 있던 부엌을 없애버려 어색한 형태가 돼버렸습니다.
무.
고불 맹사성의 설화 중 우리가 현대를 살아가면서 삶의 좌우명으로 삼아도
될만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인용해 봅니다.
어린 열아홉의 나이에 장원을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추앙을 받는 무명선사를 찾아가게 되었다.
맹사성은 스님에게 거만하게 묻는데...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座右名)이
무엇입니까?" 이에 무명 선사가 대답하기를.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이 말하며 일어나려니, 무명 선사가 녹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고,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십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다가 그만 문에 부딪히고 말았다. 스님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저 평지와 같은 마음이 되면 거기엔 더 이상 울타리가 없으며 벽도 없을 것입니다.
조선왕조 500년간 정승을 지낸 사람은 많지만 성이나 아호 뒤에 ‘정승’을 붙여 부르는 이는 대체로
네 명밖에 없다. 그 네 명은 맹 정승을 비롯하여 황 정승(황희), 상 정승(상진), 오리 정승(이원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식과 덕망이 빼어났고 구세제민의 경륜을 펼쳤다는 점, 모범적인 청백리라는 점,
그리고 민족 고유의 멋과 슬기인 풍류 정신으로 한평생을 보냈다는 사실 등이다.또한 그는 음악에
조예가 있어 스스로 악기를 만들어 즐겼다.
고택 뒤에는 맹 정승과 그의 부친인 희도, 조부 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으로 세덕사가 있습니다.
나즈막 하니 담넘어가 보이는 고즈넉해 보이는 돌담,
소박하게 살아음을 짐작케 하는것 같았다.
맹사성과, 부친 희도 그리고 조부 유의 위폐가 봉안된 사당.
다른 고택이나 서원을 보았지만, 정승의 사당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초라할 정도로 검소한
고불의 청백리상을 볼 수 있습니다
맹사성 정승이 심은 600여 년 된 은행나무 쌍행수는 사적 제 109호로 지정됨
아산 맹씨 행단 집주위를 한바퀴 돌아 동네 길목으로 나왔습니다.
고불의 고택을 보고 단순히 우리 문화유산이라는 느낌만 갖기엔 너무 부족한 무엇이 있습니다.
요즘 부산저축은행, 영도의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 우리사회의 부폐와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가
적나라히 표출되어 시끄러운데, 이 시대에는 고불 맹사성같은 고위 공무원들이나, 따뜻한
자본주의 사회를 구현할 재벌은 없는 건지요. 하루빨리 더불어 사는 사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노력하여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가동되는
대한민국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위치 : 충남 아산시 배방읍 중2리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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